해발고도: 약 180m
소요시간: 왕복 약 30~40분
길 상태: 걷기 편한 부드러운 흙길
난이도: 쉬움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음)
주변 환경: 제주 돌담과 농가, 감귤밭 풍경이 어우러짐
계절 추천: 초겨울 (고즈넉한 분위기와 감귤 수확철)
분위기: 고즈넉하고 전설적인 분위기
문화/설화: 옛날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바위가 된 처녀의 전설이 전해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45번지 일대
제주에는 오랜 전설과 이야기를 품은 신비로운 장소들이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도 ‘각시바위’, 제주어로는 ‘각수바우’라 불리는 이곳은 아름답고도 애틋한 전설이 얽힌 곳으로,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특별한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각시바위를 방문한 날은 초겨울 아침 열 시였다. 방문하기 전 마을을 지나며 제주 특유의 돌담과 조용한 농가, 감귤밭 풍경을 마주했다. 아침 햇살이 감귤밭 위에 내려앉아 감귤이 더욱 빛나는 모습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각시바위 입구에는 아담한 쉼터와 전설을 안내하는 작은 표지판이 있어, 여행자들이 잠시 쉬며 전설을 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 탐방로는 아기자기하고 걷기 편한 흙길이었다. 길 주변에는 제주 고유의 낮고 풍성한 나무와 작은 야생화들이 아침 이슬과 함께 반짝이고 있었다. 중간중간 있는 돌담은 제주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었고,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걷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중턱에 오르자 각시바위 특유의 거대한 바위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바위는 멀리서 보면 마치 고운 자태의 여인이 서 있는 모습처럼 보여서 ‘각시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제주 삼춘들은 이 바위에 얽힌 전설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옛날 어느 마을 처녀가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결국 바위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어 마씀. 그 후부터 이곳에선 사람들이 소원을 빌곤 했수다. 각시바우에 가민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제주 삼춘들은 믿었주마씀.”
바위 앞에 서서 전설을 떠올리며 그 모습과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바위 주변 나무들이 부드럽게 흔들리며 마치 각시바위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각시바위를 지나 정상에 오르니 제주의 멋진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드넓은 초원과 가까운 마을 풍경, 그리고 멀리 펼쳐진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있었다. 정상에서 맞이한 차가운 겨울바람이 상쾌했고,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제주 풍경은 가슴을 벅차게 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오름 입구 근처의 작은 농가에서 따뜻한 차와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향긋한 유자차 한잔을 마시며 몸을 녹이고, 감귤과 제주 특산물을 구경하며 현지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각시바위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과 함께 깊은 전설이 깃들어 있어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다. 제주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이곳은 마음속 깊이 남을 만한 경험과 이야기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