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약 297m
소요시간: 왕복 약 40~50분
길 상태: 완만한 흙길, 일부 구간 가시덤불 주의
난이도: 쉬움~보통 (남녀노소 모두 무난히 오를 수 있음)
주변 환경: 귤밭과 돌담길, 가시덤불과 억새, 다양한 야생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계절 추천: 가을 (억새와 가시덤불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분위기: 신비롭고 독특한 분위기
문화/설화: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을 지켜옴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산 68-2번지 일대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가시오름은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매력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제주 사람들은 이곳을 ‘가스름’ 또는 ‘가시악’이라 부르며, 오름 주변을 뒤덮은 수많은 가시덤불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가시오름은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더욱 신비롭게 여겨졌으며, 마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전설이 깃든 장소로 사랑받아 왔다.
가시오름을 찾은 날은 가을이 깊어가는 오후 세 시쯤이었다. 오름 입구에서부터 제주 돌담길과 귤밭이 주변으로 펼쳐져 제주의 고즈넉한 풍경을 더했다. 입구에는 탐방 안내판과 작은 휴식공간이 있어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오름 입구에서 잠시 쉬면서 바라본 주변의 귤밭과 농가 풍경은 정겨움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탐방로에 들어서자 특유의 억새와 함께 빽빽하게 자란 가시덤불이 인상 깊게 펼쳐졌다. 완만하고 걷기 좋은 흙길이었지만, 길 양쪽으로 자라난 가시덤불은 그 이름답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길가 곳곳에서 핀 들꽃들과 야생화가 가시덤불 사이에서 피어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양한 풍경을 선사했다.
중턱을 넘어서자 오름의 가시덤불이 더욱 넓고 짙게 펼쳐졌다. 특히 가을의 부드러운 햇살이 가시덤불 위로 내려앉으면 가시덤불들이 반짝반짝 빛나 마치 황금빛 바늘숲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사이사이에 핀 억새의 모습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오름 정상에 다다르자 탁 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멀리로는 웅장한 한라산이 뚜렷이 보이고, 주변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오름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제주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남쪽으로는 멀리 애월 해안의 푸른 바다와 마을 풍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정상에서 맞이한 바람은 맑고 시원해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마음까지 청량해졌다.
하산하는 길에 가시오름 입구 근처 작은 농가에서 판매하는 제주산 귤과 현지 특산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역에서 재배한 신선한 귤과 직접 만든 특산물은 여행자들에게 작은 즐거움과 여운을 남겼다.
가시오름은 그 독특한 자연환경과 주변 마을의 평화로운 농촌 풍경, 그리고 오랜 전설이 만나 특별한 매력을 지닌 오름이다. 단순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숨겨진 역사와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매우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