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산에 올라보민, 깊은 숲길이 참 고즈넉허고, 숨겨진 역사 이야기들이 더불어 마음을 울리쿠다."
와산을 찾은 날은 맑고 따스한 가을날이었다. 탐방로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의 흙길과 숲길이 조용히 펼쳐져 있었다. 숲속을 천천히 걸으며, 부드러운 낙엽을 밟는 소리와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방문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중턱을 지나자 오름의 독특한 말굽형 분화구가 드러났다. 북동쪽으로 열린 이 분화구는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형태를 자랑하며, 숲속에 숨어 있던 와산의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분화구 내부는 조용한 숲과 초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자연의 숨겨진 정원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정상에 다다르니 주변 오름군과 함께 멀리 한라산까지 탁 트인 전망이 펼쳐졌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조천읍의 마을과 함께 제주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했다. 특히, 정상 근처에 자리 잡은 신당은 이곳의 역사적 깊이를 더해줬으며, 지역 주민들의 오랜 전통과 신앙을 엿볼 수 있었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깊은 숲속에 숨겨진 듯한 신당과 주변의 조용한 마을 풍경은 와산의 특별한 매력을 더욱 깊이 느끼게 했다.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의 시간은 일상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제공했다.
하산길은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다양한 식물과 숲의 풍경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특히 과거의 마을 흔적들이 보존된 종낭밭 마을터 주변에서는 제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돌아보며 깊은 사색을 할 수 있었다.
와산 주변에는 다양한 관광 명소들이 위치해 있어 오름 탐방 후에도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조천읍의 역사적인 장소나 인근의 해안 산책로를 방문하며 제주만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다음번 와산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오름의 풍경과 함께 더욱 여유롭게 자연과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 특히 가을날 숲속에 깔리는 낙엽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곳의 풍경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