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끄래기오름에 올라보민, 작은 오름인데도 탁 트인 풍경이 정말 기막히게 아름답수다."
까끄래기오름을 찾은 날은 맑고 푸른 하늘이 인상적인 가을날이었다. 탐방로 초입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흙길과 숲길이 펼쳐졌고, 숲 속을 걷다 보면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 소리가 귓가에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중턱쯤 올라서자 오름의 독특한 분화구 모양인 둥근 굼부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굼부리 내부는 작은 초원과 억새, 산죽이 어우러져 마치 작은 오름 정원을 연상케 했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주변의 풍경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며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정상에 도착하니 예상치 못한 절경이 펼쳐졌다.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과 제주 동부의 여러 오름 군락, 멀리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이 탁 트인 풍경은 낮은 고도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정상에는 작은 산불 감시 초소가 있어 제주도의 사계절 바람과 구름, 햇살을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의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했다. 굼부리 내부의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며 은빛 물결을 만들어냈고, 그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평화롭게 만들어 주었다. 이 오름만의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산길은 더욱 편안하고 여유로웠다. 올라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다양한 식생과 작은 생명체들을 천천히 관찰하며 내려가는 길은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내려오는 길에도 숲속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동행하여 더욱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까끄래기오름은 주변에 산굼부리와 가까이 위치해 있어 연계 탐방하기에도 좋다. 또한 주변의 작은 마을길과 목장 풍경을 천천히 걸으며 제주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도 제격이다. 탐방 후 주변을 여유롭게 둘러보며 제주만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권할 만한 일정이다.
다음에 다시 까끄래기오름을 찾게 된다면,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더 깊이 만끽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특히 억새가 물결치는 가을의 풍경은 다시 보고 싶은 절경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