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치에 오르민, 숲길이 참 좋고 마음도 조냥 편안해진다쿠다."
괴수치오름을 찾은 날은 이른 가을의 맑은 오후였다. 탐방로 입구에서부터 삼나무와 곰솔이 우거져 은은한 숲의 향기와 시원한 바람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탐방로는 완만하게 조성된 흙길과 자연 그대로의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 매우 편안했다.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 덕분에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다.
오름 중턱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둘러보니, 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나무 그늘 아래에 핀 야생화와 작은 식물들이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 길은 마치 비밀스러운 숲속을 탐험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었다.
정상에 도착하자 괴수치오름의 독특한 지형이 눈앞에 펼쳐졌다. 북동쪽으로 말굽형 분화구가 펼쳐져 있고, 주변의 숲과 오름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의 아늑한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정상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 앉아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복잡했던 마음이 저절로 고요해졌다.
내려오는 길은 더욱 여유로웠다. 다시 한번 숲길을 걸으며 숲의 향기와 자연의 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내려오는 동안 만난 작은 야생화와 나뭇잎, 그리고 이따금씩 들려오는 작은 동물의 움직임까지 자연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괴수치오름은 제주의 화려하고 유명한 관광지와는 달리 깊은 숲 속에서 조용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숨겨진 장소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진정한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이다.
다음에 다시 괴수치오름을 방문한다면, 조용한 가을 숲속에서 자연의 깊은 정취를 다시금 만끽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