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약 140m로 누구나 편안히 오를 수 있는 높이입니다.
소요시간: 왕복 약 20~30분 내외로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습니다.
길 상태: 완만하고 걷기 좋은 흙길이며, 억새와 작은 초목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난이도: 매우 쉬움 (모든 연령이 편안히 방문 가능합니다.)
주변 환경: 부드러운 능선과 억새밭이 펼쳐져 있으며, 제주의 들녘과 바다, 중산간 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계절 추천: 가을(억새와 단풍이 아름다운 시기), 봄(신록과 야생화가 아름다운 시기)을 추천합니다.
분위기: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이며, 조용한 산책과 사색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문화/설화: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가족과 마을의 평안을 빌며 돌탑을 쌓아온 곳으로, 오랜 정성과 소박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산73-1번지 일대
제주에는 이름만 들어도 따스한 이야기가 들려오는 오름들이 있다. 이번에 찾은 가메창, 마을 삼춘들이 정겹게 부르는 이름으로는 암메라 하는 이 오름 역시 그런 곳이다. 제주 방언에서 '가메'는 가마솥을 의미하고 '창' 또는 '암메'는 작고 아늑한 언덕을 뜻한다. 그래서일까? 이 오름은 주변 들녘과 어우러진 작은 언덕이 마치 솥뚜껑처럼 부드럽게 엎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을 삼춘들은 이 오름을 두고 정답게 말했다.
"가메창에 올라보민 주변이 조냥 넓고 푸르게 펼쳐져 있고, 오름이 족아도 편안허게 생겨서 마음이 맨도롱허게 좋아집니다."
가메창을 찾은 날은 부드러운 가을 햇살이 가장 따스하게 내리쬐는 오후 세 시 무렵이었다. 제주 서부 지역의 들판은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오름 입구에 서자 완만한 흙길이 편안하게 펼쳐졌고, 억새와 작은 들꽃들이 길 양옆으로 흔들리며 나를 맞아주었다.
탐방로를 천천히 걷다 보니 흙길의 부드러움이 발 아래 느껴졌고, 들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고요한 평화를 선물했다. 억새는 부드럽게 흔들리며 소곤거렸고, 길가에 쌓인 돌탑들은 제주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빌며 정성껏 쌓아 놓은 것들이었다. 나 역시 작은 돌 하나를 골라 올리고, 마음속의 소박한 소원을 담아보았다.
중턱쯤 올라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니, 부드럽게 이어진 능선과 억새밭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이 작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제주의 풍경은 참으로 평화롭고 따뜻했다. 들판 너머로 보이는 제주 바다와 한가로이 펼쳐진 중산간 마을의 모습이 오후 햇살 속에서 더욱 빛났다. 삼춘들의 이야기가 귓가에 다시 들리는 듯했다.
"암메 위에 서서 제주를 바라보민, 풍경이 족아도 예쁘고 넉넉해서 마음이 편안해지쿠다. 여기는 제주에서 숨겨진 작은 보석 같은 곳이라게."
정상에 도착하자 시야가 더욱 트이면서 제주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의 푸른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들녘은 작은 오름의 매력을 한껏 더해주었다. 잠시 정상에 앉아 눈을 감고 오후 바람을 느껴보았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 깊이 따스한 위로와 평화를 안겨주었다.
내려오는 길, 오후 햇살은 더욱 부드럽게 길 위를 비추었고, 억새와 들꽃들은 잘 가라고 살랑살랑 흔들렸다. 가메창에서 보낸 이 짧은 시간이 마음 깊이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가메창 주변은 별다른 관광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더욱 편안하고 고즈넉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복잡한 관광지 대신 조용한 휴식과 사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특별한 휴식처가 될 것이다.
다음에 다시 가메창을 찾는다면, 역시 부드러운 오후 햇살 아래서 작은 솥뚜껑처럼 편안한 능선 위를 천천히 걸으며 제주의 평화로운 이야기를 다시 만나고 싶다. 그렇게 가메창은 제주에 살아가는 내게 언제나 특별한 휴식과 위안을 주는 장소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