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들은 제각기 특유의 매력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큰돌이미, 마을 삼춘들이 정겹게 부르는 이름으로는 도리미라 불리는 이 오름은 이름에서부터 신비한 느낌을 준다. 제주어로 ‘돌이’ 또는 ‘도리’는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의 언덕'을 의미하며, 이 이름처럼 큰돌이미는 둥근 돌무더기와 부드러운 능선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마을 삼춘들은 이곳을 이렇게 말했다.
"큰돌이미에 올라서보민, 돌들이 족아도 부드럽게 모여 있고 억새가 곱닥허게 흔들려서 마음이 참 편안허게 되는 오름이라마씀."
큰돌이미를 찾은 날은 늦가을의 오후 세 시 반쯤이었다. 이 시간 제주는 하늘이 더욱 맑고 푸르며 햇살이 맨도롱허게 내려앉아 걸음을 천천히 옮기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 오름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탐방로는 족아도 걷기 편한 부드러운 흙길이었다. 길 양쪽으로는 작은 돌무더기와 함께 억새와 야생화들이 가득 피어, 햇살 아래 부드럽게 흔들리며 나를 반겼다.
탐방로를 천천히 걷다 보면 발 아래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흙의 촉감과 간간이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했다. 중간마다 놓인 작은 돌탑들은 제주 사람들이 가족의 평안과 마을의 안녕을 빌며 오랜 세월 정성스럽게 쌓아온 것들이었다. 나 역시 작은 돌 하나를 정성스레 골라 돌탑 위에 올리며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중턱쯤에 다다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둥근 돌무더기들이 군데군데 자연스럽게 놓여 있었고, 그 사이로 억새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멀리 펼쳐진 제주 바다와 초록빛 들판이 어우러져 정말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마을 삼춘들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도리미에 올라서서 바라보민 돌과 억새가 조냥 곱닥허게 어우러져서 속이 맨도롱해지쿠다. 여기 있으면 하영 편안허고 좋아마씀."
정상에 도착하니 시야가 더욱 탁 트이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의 부드러운 능선과 돌무더기들이 더욱 잘 보였고, 멀리 보이는 제주의 푸른 바다가 평화롭게 빛났다. 정상에서 바라본 오후의 제주 풍경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맑게 해주었다.
잠시 정상에 앉아 눈을 감고 제주 바람을 느껴보았다. 조용히 부는 바람이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일상의 걱정과 고민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듯했다. 큰돌이미에서의 이 순간은 정말로 특별한 휴식과 위로가 되어주었다.
내려오는 길, 오후의 햇살은 더욱 부드럽게 오름길을 비추었고, 억새와 작은 꽃들은 바람에 잘 가라고 부드럽게 손짓하는 듯했다. 큰돌이미에서 보낸 시간은 마음에 깊고 따스한 여운을 오래 남겼다.
| 해발고도 | 약 180m 정도로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오름입니다. |
| 소요시간 | 왕복 약 30분 내외로 부담 없이 가볍게 산책이 가능한 오름입니다. |
| 길 상태 | 완만한 흙길과 억새밭, 돌무더기가 어우러져 있어 걷기에 매우 편안합니다. |
| 난이도 | 매우 쉬움 (가족 단위, 어린이, 어르신 등 모두 쉽게 방문 가능합니다.) |
| 주변 환경 | 자연스럽게 놓인 둥근 돌무더기와 억새, 멀리 제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합니다. |
| 계절 추천 | 가을(억새가 만개하는 시기), 봄(들꽃과 신록이 아름다운 시기)을 추천합니다. |
| 분위기 | 매우 고즈넉하고 평화로우며, 제주 자연의 깊은 매력을 느끼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
| 문화/설화 | 오래전부터 제주 사람들은 이 오름의 둥근 돌무더기를 특별하게 여기며 가족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산255-1번지 일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