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구리오름 – 편안한 걸음으로 오르는 제주의 숨은 안식처
해발고도: 약 170m
소요시간: 왕복 약 1시간
길 상태: 부드럽고 걷기 쉬운 흙길, 일부 숲길 포함
난이도: 쉬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음)
주변 환경: 송당리의 조용한 마을과 제주 동부의 전형적인 오름 풍경
계절 추천: 봄과 가을 (선선한 날씨에 걷기 좋음)
분위기: 한적하고 편안한 분위기, 가족 여행에 적합
문화/설화: 특별한 설화는 없으나 친근한 이름과 지역 주민들의 삶의 향기가 느껴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960-1번지 일대
모구리오름, 제주에서는 또 모골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이름부터 정겨움이 묻어나는 오름이다. 송당리 인근에 위치한 이 오름은 처음 들어선 순간부터 편안한 느낌을 주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곳이다.
오름에 오르는 길은 평탄하고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천천히 걸어 올라가기에 참 좋았다. 옆으로 펼쳐진 야생초와 돌담들은 마치 정겨운 이웃들처럼 반갑게 맞아주었다. 걸음걸음마다 제주 자연의 향기가 가득했고, 길가에 핀 작은 꽃들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었다.
모구리오름 정상에 다다르면 탁 트인 시야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저 멀리 웅장한 한라산이 멋진 배경처럼 서 있고, 주변 오름들이 서로 어우러져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송당리의 작은 마을 풍경은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정상에 넓게 펼쳐진 평지는 잠시 쉬어가기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미리 준비한 간식과 음료를 마시며 잠깐의 휴식을 취했는데,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때때로 들려오는 마을 사람들의 제주 사투리가 주변 분위기를 더욱 정겹게 만들어 주었다.
모구리오름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해가 지기 직전, 석양이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시간에 오르면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 순간에는 마을의 모든 풍경이 노을에 물들어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내려오는 길은 오를 때와 다른 숲길로 이어져 더욱 좋았다. 나무 그늘 덕분에 햇살이 강한 날에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고, 숲속의 새소리와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는 걷는 내내 기분 좋은 음악처럼 들렸다. 또한 숲길 곳곳에 있는 작은 쉼터에서 잠시 쉬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모구리오름을 내려와 송당리 마을로 향하면 최근 들어 생긴 작고 예쁜 카페들과 정겨운 식당들이 여행객들을 반겨준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있어 오름 탐방 후 여유로운 식사나 간식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다. 송당리 마을 특유의 여유로움과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대형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있는 모구리오름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지로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제주의 숨겨진 아름다움과 따뜻한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모구리오름에 올라 한 번쯤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