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구리알오름 – 알록달록 오름의 품에서 느끼는 제주의 따뜻한 정취

모구리알오름은 이름마저도 귀엽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모구리가 뭘까?” 하는 호기심부터 생겼다. 송당리 근처, 오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제주 동부에 자리 잡은 모구리알오름은 실제로도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반긴다. 오름 초입으로 들어서자 작은 오솔길이 이어졌다. 길 양옆으로는 제주만의 야생초와 돌담이 어우러져 걷는 이들에게 친근한 인사를 건넨다.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지 않고 부드러운 흙길이라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여유가 느껴진다. 중간중간 예쁜 꽃들이 핀 모습을 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제주 동부의 탁 트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올라서니 저 멀리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다. 모구리알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송당리와 인근 마을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정상에는 작은 평지가 있어 돗자리를 펴고 쉬기 좋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나는 준비해 온 간식을 꺼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이 더없이 기분 좋았고, 가끔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의 제주 사투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이 순간만큼은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오롯이 나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오름을 내려올 땐 처음 올라온 길과 다른 숲길로 돌아가 볼 수 있었다. 이 길은 나무가 풍성해 햇살이 그늘을 만들어줘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숲속에서는 새들의 노래와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더욱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모구리알오름을 내려와 마을 쪽으로 향하면 송당리 특유의 조용한 마을 풍경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최근에 들어선 작은 카페와 식당에서는 제주산 농산물을 활용한 간단한 식사와 간식을 맛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작은 카페에서 마시는 향긋한 커피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크고 유명한 오름들이 아니라 작은 오름에 올라보면 더욱 깊은 제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모구리알오름처럼 귀엽고 친근한 이름의 오름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 더욱 잘 어울린다. 제주의 따뜻한 정취와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모구리알오름을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