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약 260m
소요시간: 왕복 약 40~50분
길 상태: 걷기 편안한 부드러운 흙길
난이도: 쉬움
주변 환경: 마을 돌담길, 귤밭,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억새
계절 추천: 가을 (억새가 아름답게 피는 계절)
분위기: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문화/설화: 독특한 이름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오랜 이야기와 전설을 품고 있음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43-1번지 일대
제주도의 오름 중에는 이름이 독특해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가사기오름’이다. 제주 사람들은 이 오름을 ‘가사기오름’, ‘가삭봉’, ‘가사끼’, ‘가새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러왔다. 일부 방언은 현대의 감각으로는 낯설 수 있지만, 이 오름은 그런 이름만큼이나 숨겨진 이야기와 매력적인 자연환경을 품고 있어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이다.
가사기오름을 방문한 날은 가을이 막 시작된 이른 아침이었다. 오름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마을과 전통적인 제주 돌담길이 이어져 있었다. 길가에 펼쳐진 넓은 귤밭은 아침 햇살에 빛나며 감귤이 익어가는 계절의 정취를 더했다. 오름 입구에 도착할 무렵에는 마을 주민들이 밝은 미소와 인사로 맞아주어 따뜻한 제주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름의 입구는 울창한 숲으로 시작됐다. 탐방로는 부드럽고 완만한 흙길로 되어 있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아침 이슬이 맺힌 잎사귀들과 싱그러운 가을꽃이 피어나 있어 탐방로는 더욱 생기 넘쳤다.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었다.
중턱에 다다르자 오름 특유의 독특한 풍경이 펼쳐졌다. 작은 분화구와 주변의 억새가 어우러져 마치 아늑한 자연 정원 같았다. 이곳에서 만난 현지 삼춘은 가사기오름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오름은 옛날부터 이름이 독특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수다. 이름이 장난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이름 덕분에 많은 이들이 호기심으로 찾다가 그 아름다움에 놀라곤 했주마씀.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오름이 되었다지예.”
정상에 오르자 드넓은 제주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과 멀리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정상에 부는 시원한 가을바람은 상쾌함을 더했고,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오름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작은 농가에서 주민들이 직접 만든 특산물과 차를 판매하고 있었다. 향긋한 제주산 차 한잔을 마시며 마을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오름 탐방의 여운을 더욱 깊게 남겨주었다.
가사기오름은 독특한 이름과 매력적인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장소다. 제주의 숨겨진 매력을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