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봉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 1-5번지와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경계에 자리한 해발 약 145.9m의 작지만 아름다운 오름이우다. 말의 꼬리나 말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말미오름’이라고도 불리고, 호랑이 머리 형상과 닮았다 하여 ‘각호봉’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제주올레 1코스의 시작점이자 끝점으로도 유명한, 제주 동부의 작은 보석 같은 오름입니다.
부드러운 햇살이 내리던 가을날 아침, 시흥리 마을 근처에서 두산봉 탐방을 시작했수다. 초입에서부터 소나무와 풀밭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오름길이 편안하게 이어졌습니다. 흙길과 목재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편안했고,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솔향기가 걸음마다 기분 좋게 해주었지요.
중턱쯤 오르자 두산봉의 말굽형 굼부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름에서 볼 수 있는 굼부리는 작지만 매우 아늑했고, 둘레를 따라 초지와 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작은 정원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굼부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자연이 만들어낸 독특한 지형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지요.
정상에 오르자 환상적인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바로 앞에 펼쳐진 성산일출봉과 푸른 바다, 우도와 지미봉까지 한눈에 들어와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상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앉아 쉬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제주 동부의 아름다운 풍경만이 마음속에 가득 찼습니다.
하산길은 더욱 여유롭게 걸으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동안 곶자왈 숲과 초지 사이로 펼쳐진 작은 길이 걷는 내내 상쾌했고, 바다와 성산일출봉의 풍경이 계속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름을 내려오며 작은 알오름들과 연결된 길도 있어, 더 긴 코스를 원하면 주변 오름들과 함께 탐방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종달리나 시흥리 마을로 내려오면 아기자기한 작은 카페와 식당들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근처 카페에서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잔 마시고, 지역 식당에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두산봉을 다시 찾는다면, 특히 신록이 아름다운 봄이나 억새가 멋진 가을에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작지만 빼어난 풍경과 아늑한 굼부리를 가진 두산봉은 언제든 편안하게 쉬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오름이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