돝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3번지 일대에 자리한 해발 284.2m의 아늑한 오름이우다. 오름의 모습이 마치 돼지를 닮았다 하여 제주 사투리로 ‘돝오름’ 또는 ‘돛오름’이라 불리고, 인근에 유명한 비자림 숲을 마주하고 있어 ‘비지오름’이라고도 부릅니다. 작지만 울창한 곶자왈 숲길과 아름다운 굼부리를 가진, 자연의 고요한 매력이 깊은 오름이지요.
햇살이 포근한 어느 가을날, 송당리 작은 숲길에서 돝오름 탐방을 시작했수다. 초입에서부터 곶자왈 특유의 소나무와 잡목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깊은 자연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흙길 위에 깔린 솔잎과 낙엽을 밟으며 걷는 동안, 숲속의 고요함과 신선한 공기가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었지요.
중턱쯤 오르니 서서히 오름의 굼부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굼부리 안으로 들어서자 주변으로 비자림 숲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비자림의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멋졌고, 작지만 아늑한 굼부리의 모습이 돝오름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해줬습니다.
정상에 다다르니 평평하고 아늑한 원형 굼부리와 함께 주변 숲이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정상에서는 멀리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등 제주 동부의 다른 오름들이 눈에 들어왔고, 고요한 숲의 풍경과 함께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굼부리 둘레의 작은 길을 천천히 걸으며 숲과 오름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끽했지요.
하산길은 더욱 여유롭게 숲길을 걸으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비자림과 삼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졌고, 억새와 야생화가 길을 따라 피어나 걷는 내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숲속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와 자연의 향기는 오름을 내려오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 주었지요.
탐방을 마치고 송당리 마을로 돌아오니 마을의 작은 식당과 카페들이 정겨운 풍경으로 맞아주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제주 전통 음식으로 하루의 허기를 채우고, 작은 카페에서 비자림 숲을 바라보며 차 한잔 하는 것도 오름 탐방 후의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다음에 돝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숲이 가장 아름다운 봄이나 단풍과 억새가 어우러지는 가을에 다시 걸어보고 싶습니다. 작지만 고요한 숲과 멋진 굼부리 풍경을 간직한 돝오름은 언제든지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제주의 작고 소중한 힐링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