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배오름(돔바름, 정오름)

돌도마를 닮은 독특한 굼부리와 숲길이 어우러진 작은 비밀정원 같은 오름

돔배오름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62-64번지 일대에 자리한 해발 약 466m의 작고 조용한 오름이우다. 오름 정상부 굼부리가 마치 도마(돔배)를 닮았다 하여 ‘돔배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제주 사투리로 ‘돔바름’, ‘정오름’으로도 불립니다. 크지는 않지만 독특한 지형과 숲속 분위기가 방문객들에게 아늑하고 특별한 쉼을 선사하는 오름입니다.

“돔배오름에 들어서보민, 숲이랑 굼부리가 어우러져 있어서 조냥 작고 아늑한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쿠다.”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던 가을날 아침, 교래리의 작은 숲길을 따라 돔배오름 탐방을 시작했수다. 오름 초입부터 소나무와 조릿대, 돌무더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걷는 내내 제주 숲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요. 조용한 숲속에서 들리는 작은 새소리와 바람이 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가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중턱쯤 오르니 이 오름의 특징인 말굽형 굼부리가 나타났습니다. 입구가 넓게 벌어져 있어 그 안을 들여다보면 돌도마처럼 평평하게 펼쳐진 초지가 눈에 들어왔지요. 굼부리 안쪽은 마치 비밀스러운 작은 정원 같아서 그 안에서 잠시 쉬며 자연의 고요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자 숲속의 아늑한 공터가 나를 맞이했습니다. 탁 트인 전망보다는 굼부리 주변으로 둘러싸인 숲속에서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가 더 인상 깊었지요. 굼부리 주변으로 자리한 작은 나무와 돌무더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숲속의 작은 휴식처 같았습니다. 돌 위에 앉아 잠시 쉬며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조용한 숲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지요.

하산길은 곶자왈 특유의 울창한 숲과 초지를 더욱 천천히 즐기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작은 야생화와 억새가 길 양옆으로 피어 있어 걷는 내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숲에서 나는 풀향기와 바람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오름에서 내려오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줬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교래리 마을로 내려오니 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근처의 작은 식당에서 따뜻한 제주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조용한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며 탐방의 여운을 천천히 풀어가기에도 더없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돔배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특히 숲의 싱그러움이 가장 빛나는 봄이나 가을에 다시 걸어보고 싶습니다. 도마형 굼부리라는 독특한 특징과 아늑한 숲길을 가진 돔배오름은 언제든지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제주의 작고 특별한 힐링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