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 1번지 일대에 자리한 해발 약 85.8m의 작고 아담한 오름이우다. 오름 정상 부근과 주변에 돌이 많아 ‘돌오름’, 또는 제주에서는 '숫오름'이라고도 부르며 친근하게 불려 왔지요. 크지는 않지만 숲과 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길을 걸으며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 같은 곳입니다.

햇살이 포근허게 내리쬐던 어느 가을날, 안덕면 상천리 마을 입구에서 돌오름 숲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갔수다. 초입부터 삼나무와 조릿대가 숲 터널을 만들어 걷는 내내 편안했고, 흙길 위에 솔잎과 낙엽이 부드럽게 깔려 있어 발걸음마다 기분 좋은 소리가 났지요.

중턱쯤 오르니 이 오름 이름이 그대로 느껴지는 돌무더기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끼가 낀 바위들 사이에서 작고 소박한 야생화들이 고개를 내밀며 나를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이 돌과 숲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돌오름의 진정한 매력을 더해줬지요. 숲이 주는 조용함과 돌이 주는 편안한 안정감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정상에 다다르니 탁 트인 전망 대신 아늑한 숲과 돌들이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름 정상의 작은 돌무더기에서 잠시 쉬며 바람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음속 걱정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숲이 전하는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화를 느꼈지요.

하산길은 더욱 천천히 숲길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동안 작은 들꽃과 솔방울, 낙엽이 가득한 길을 밟으며 걷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이 작은 오름 하나에서 느낀 자연의 소소한 기쁨과 여유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상천리 마을로 내려오니 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근처 작은 식당에서 제주 전통 음식으로 하루의 허기를 채우고, 아늑한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오름 탐방의 여운을 즐기기에도 좋았습니다.

다음에 돌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숲이 가장 아름다운 봄이나 낙엽이 멋진 가을에 다시 걸어보고 싶습니다. 크지 않고 소박하지만 언제든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돌오름은 제주의 작은 보석 같은 힐링 오름이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