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두미오름은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에 자리한 해발 41.9m의 작고 소박한 오름이우다. 오름의 모습이 돼지머리를 닮았다 하여 '돈두미', '도도름', 또는 '돈대미'라 불리게 됐다지요.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고요한 숲길과 소박한 자연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로 찾는 이들에게 작지만 깊은 휴식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가을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어느 날, 영락리 근처 해안도로에서 돈두미오름 숲길로 천천히 들어섰수다. 탐방로 입구에서부터 작고 조용한 숲길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가벼운 흙길 위로 솔잎이 부드럽게 깔려 있어 걷는 내내 기분이 상쾌했고, 작은 오름이지만 숲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가 걷는 즐거움을 더해줬지요.
중턱쯤 오르니 오름의 부드러운 능선이 점점 뚜렷해졌습니다. 말굽형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니 더욱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감싸주었고, 숲이 주는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숲속의 작은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고, 솔잎 위를 밟으며 나는 바스락 소리가 정겨웠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탁 트인 풍경보다는 아늑한 숲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름 정상의 작은 공터에서 잠시 쉬며 숲이 전하는 고요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숲속 작은 벤치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복잡했던 마음도 어느새 차분히 내려앉았지요.
하산길은 더욱 여유롭게 걸으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동안 숲속에서 만난 작은 들꽃과 솔방울들이 걷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줬고, 오름에서 내려와 바라본 마을 풍경이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소박한 오름 하나가 주는 작지만 따뜻한 쉼을 느끼며 내려오는 발걸음이 더없이 가벼웠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영락리 마을로 돌아오니 마을의 소박한 분위기가 더욱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근처 식당이나 작은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탐방의 여운을 즐기고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좋았습니다.
다음에 돈두미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싱그러운 봄이나 솔잎 낙엽이 정겨운 가을에 다시 와보고 싶습니다. 크지 않고 소박하지만 언제나 마음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 같은 오름이 바로 돈두미오름이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