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너리오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와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걸쳐 있는 해발 약 439m의 크고 웅장한 오름이우다. 오름의 굼부리 입구가 넓게 벌어져 있다고 해서 ‘도너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주변 사람들은 돌오름, 골체오름, 돝내린오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러왔지요. 특히 울창한 숲과 신비로운 굼부리가 매력적이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가을날 맑은 날씨에 동광리 쪽 목장 입구에서 도너리오름 탐방길을 시작했수다. 초입부터 울창한 곶자왈 숲이 펼쳐지면서 신선한 숲내음과 고요한 분위기가 걷는 내내 나를 따라다녔습니다. 탐방길이 조금 흐릿하고 울퉁불퉁했지만, 오히려 그런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더욱 매력적이었지요.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이 숲길에서는 제주의 깊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턱쯤 오르자 오름의 두 굼부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상부에 위치한 깊고 동그란 원형 굼부리와 북서쪽에 넓게 벌어진 말굽형 굼부리가 있었는데, 이 굼부리들이 숲속에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지요. 굼부리 안으로 들어서니 고요한 숲의 숨소리만 들리며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신비로운 분위기와 깊은 숲이 주는 아늑함이 참 좋았습니다.
정상 부근에 이르자 시야가 트이며 주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멀리로는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과 산방산, 송악산 등 제주 서부의 대표적인 산과 오름들이 한눈에 보였지요.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니,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산길은 굼부리 안의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내려왔는데, 낙엽이 쌓인 숲길을 밟으며 사각사각 소리를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작은 야생화와 돌,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탐방의 여운을 더욱 깊게 해줬지요.
탐방을 끝내고 동광리 마을로 돌아오니 마을의 조용한 분위기가 더욱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따뜻한 몸국이나 제주 향토 음식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조용한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음에 도너리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숲의 신비함과 고요함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봄이나 가을에 다시 와보고 싶습니다. 깊은 숲과 신비로운 굼부리를 간직한 도너리오름은 언제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한 장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