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데오름은 서귀포시 상예동에 자리한 해발 228.4m의 작고 아담한 오름이우다. 봉우리 모양이 거북이 등껍질을 닮았다고 해서 예전부터 ‘가가악’ 또는 ‘가대악’이라 불리고 있으며, 두 봉우리가 나란히 붙어 있어 ‘더데(더하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지요. 규모는 작지만, 숲이 깊고 고즈넉하여 여유롭게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좋은 곳이지요.
가을볕이 따스허게 비치던 어느 날, 상예동의 작은 들길을 따라 더데오름으로 향했수다. 탐방로 초입에서부터 나를 반겨준 건 울창한 삼나무와 해송 숲이었지요. 걷기 좋은 흙길과 낙엽 위를 밟으며 천천히 걷는 동안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와 향긋한 나무 냄새에 마음이 절로 상쾌해졌습니다.
중턱쯤 오르자 두 봉우리가 나란히 붙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북이 등 모양의 아늑한 공간이었고, 숲이 점점 더 짙어지며 길은 조금 흐릿해졌지요. 이 길을 천천히 걷는 동안 가끔씩 만나는 작은 돌바위들이 정겹게 느껴졌고, 숲이 주는 고요한 매력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상 부근에 이르니 아담한 공터가 나타났습니다. 이곳에는 작은 평상과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딱 좋았지요. 정상에서는 울창한 숲 때문에 전망이 넓게 트이지는 않았지만, 나무 사이로 살짝 보이는 한라산과 모슬봉의 모습이 멀리 보이며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숲 그늘 아래 앉아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으니 복잡한 마음도 조용히 정리되는 듯했습니다.
하산길은 더욱 여유롭게 숲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려오는 길목마다 만난 작은 들꽃과 이끼 낀 돌, 그리고 향긋한 나무 내음이 걷는 내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줬습니다. 오름을 내려오면서 제주 자연의 평화로움과 아늑한 숲속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지요.
탐방을 끝내고 상예동 마을로 내려오니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 분위기가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마을 근처 작은 음식점에서 제주 향토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 더데오름을 다시 찾는다면 숲길의 고요함과 아늑한 분위기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봄이나 가을에 다시 오고 싶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언제 찾아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더데오름은 제주 속 숨겨진 작은 힐링 오름이우다.